맨발걷기
3월에 마지막 한주를 남기고 목련과 진달래, 개나리가 곧곧에서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오늘은 날이 푹해서 코 끝의 바람이 부드럽다. 몸이 찌뿌등해서 집에 있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 동네 산으로 산보를 갔다.
입구에서 보니 메마른 나무가지들 사이로 붉은 점을 찍어 놓은 듯 진달래가 피고 있었다. 개나리는 무리지어 노란자태를 뽐내고 있고, 목련도 하얀속살이 이쁘다
오늘 산행은 날도 풀렸으니 맨발로 걷기로 하였다. 야산이고 바위가 거의 없어 이미 많은 주민들이 맨발로 걷기를 하고 있다. 겨울에는 맨발걷기를 당연히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떤 할아버지들은 겨울에도 맨발걷기를 한다. 이제는 시니어운동으로 자리잡아 가는 것 같은데, 그래도 필자는 겨울철 맨발걷기는 걱정스럽다. 동상의 위험도 있고, 발에 감각이 무뎌져 상처가 나도 잘 모를 수 있다. 뼈나 근육이 경직되어 있어서 골절 등 다칠 위험도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피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전국 각지에 맨발걷기 황토길을 만들고 있어 어디서나 쉽게 맨발걷기를 할 수 있다. 유튜브나 SNS를 보면 맨발걷기 효능이 많이 나와있고 경험담도 많이 있다. 언론기사도 많다. (참조: 헬스조선). 불면증, 관절염, 여드름, 우울증, 두통, 고혈압, 당뇨병 부터 말기 암, 뇌졸중, 뇌종양 등 중증질환까지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 효과가 있는 지는 의문이다. 맨발걷기 효능으로 잘 알려진 것이 혈액순환 촉진, 심리적 안정, 고유감각 향상, 발 근육 강화, 접지효과 라고들 이야기 한다. 다른 것들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발에 지압효과가 있으니 혈액순환이 촉진 될 것이고, 숲길을 거니니 심리적 안정도 있을 것이다. 맨발로 걸으니 고유감각이 활성화 될 것이고, 발 근육도 중심을 잡거나 안쓰던 근육을 쓰게 되면서 강화가 될 것 같다.
문제는 접지효과인데 이것은 우리 몸의 양전하를 띠는 활성산소가 음전하가 풍부한 지구와 접촉하면서 중화된다는 이론이다. 그래서 염증, 암 등을 유발하는 원흉인 활성산소가 줄어드니 몸이 좋아진다는 썰이다. 이것을 접지 즉 Earthing 이라 부른다. 그러나 과학계와 의료계에서는 이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하니 너무 맹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찌되었건 맨발걷기로 하산을 하고나니 몸이 시원한 느낌이다. 다음에는 흙길이 참 좋다는 문경새재에 가서 한번 맨발걷기를 해봐야 겠다. 맨발걷기 효과 5가지가 모두 내게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